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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당첨자 추첨 부산에서 태어나 20대 중반까지 지내다 직장 때문에 창원에 온 지 약 8년 정도 되었습니다. 부산과 창원 차로 약 5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 아주 가까운 곳이지만 그때 저에게 창원은 심적으론 저 멀리 서울처럼 아주 머나먼 곳이었습니다. 가본 적도 아는 지인도 없었기 때문에 이렇게 8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창원에 거주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하지만 이제는 20년 넘게 살아온 부산보다도 훨씬 심적으로 편안한 곳이 되어 아마 큰 이변이 없는 한 창원에서 계속 지내게 될 것 같았고, 몇 년 전부터 주변에 괜찮은 아파트 청약이 뜨면 심심찮게 넣어보곤 했습니다. 뭐 될 거란 기대는 없었지만요. ​​그런데 작년 부동산 분위기가 그렇게 좋지 않아서였는지 아니면 운이 좋았었는지 마산 양덕동에 청약을 넣었던 것이 예비 당첨되었습니다. 마산이라는 곳이 제 주 생활권역과 거리가 있었던 터라 고민을 하다 당첨자 추첨 예비 당첨자 추첨을 포기했었습니다. 부동산에 대해 아예 몰랐던 저에게 그 당시 부동산 상황이 좋지 않단 얘기가 심심찮게 들려와서 무서웠던 것도 있었습니다. ​​그러고 또 얼마 지나지 않아 창원에 대단지 아파트 청약이 있어 습관처럼 신청을 했습니다. 생애 최초 59제곱미터로. 앞서 말했듯 그 당시 부동산 침체기였던지라 계약금 1000만 원에 중도금 무이자란 계약 조건에 솔깃했습니다. ​​청약을 넣은 것도 잊고 있을 때 즘 띵- 문자가 왔습니다. 예비 당첨되었으니 확인해 보라는 내용이었습니다.​​오- 이번에는 뭔가 달랐습니다. ​욕심이 좀 났던 곳이었거든요. 경쟁률이 높아 안될 거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특공 예비 당첨이라니. 노트북을 꺼내 청약홈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번호를 확인했습니다.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지만 20번 대가 훌쩍 넘어가는 번호였습니다. ​​실망. 안되겠는데. 제일 먼저 든 생각은 너무 뒷번호라 기회가 오지 않을 것 같단 생각이었고, 그날 하루 동안 청약에 당첨되었단 당첨자 추첨 사실조차 잊고 있었습니다. ​​며칠 뒤, 예비당첨자 추첨 안내 문자가 왔고 언니와 통화를 하며 경험 삼아 그냥 가보자라는 결심을 했습니다.​​당일 아침, 혹시나 하는 마음에 부랴부랴 선호도가 높은 동을 체크한 뒤 퇴근 후 견본주택 추첨 현장으로 향했습니다. 이미 줄이 길게 늘어서 있더라고요.부동산에서 나온 중개업자 분들도 제법 보였습니다.나중에 들어보니 남은 물건들 선착순으로 계약이 진행될 때는 앞자리 줄은 100만 원대에 거래되기도 했다네요. 놀라운 청약의 세계.​​시간이 되어 추첨 현장으로 입장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1층 좁은 공간에 다닥다닥 붙어있었습니다.대부분이 부부였고 혼자 오신 분들도 더러 있었어요. ​​이런 경험이 처음이었던 저는 그때까지만 해도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그래서 그들 사이에 멀뚱멀뚱 서있었습니다.​​시간이 흘러 특공 예비당첨자들만 2층으로 올라가 추첨을 했습니다.​누가 오고 누가 오지 않았는지 모르는 채로 그냥 그 현장에 있던 예비 당첨자들은 모두 한데 모였습니다.이곳까지 왔지만 제 차례까지 돌아오지 당첨자 추첨 않을 수 있단 거였죠. 이미 20명이 훨씬 넘는 수의 사람들이 모여있어서 저는 희망을 버리기로 했습니다. ​​추첨 전, 일반 당첨자들이 계약하고 남은 동호수를 전광판에 띄워줄 것이라 예상했던 제 생각과 달리 진행자분께서 구두로 불러 주기 시작했습니다. 주변에서는 어떻게 알았는지 불러주는 동호수를 종이에, 휴대폰에 받아쓰고 있었지만 아무 준비도 되어있지 않은 제가 뒤늦게 휴대폰을 켰을 땐 이미 반이 지나간 뒤였습니다. ​스스로를 한심하게 생각할 때 즘 추첨이 시작되었습니다. 손이 들어갈 부분만 남겨진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추첨 박스였습니다. ​​다른 특별한 방법이 있을 줄 알았는데 정말 그냥 뽑기라는 것에 우와(?)​1번, 2번, 10번... 진행자에 의해 차례대로 번호가 불려졌고, 안 온 사람들이 꽤 되었습니다. 좋은 동 또는 높은 층수를 뽑게 되면 그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박수와 축하의 말을 전했습니다. 이런 장면에 한 번 더 놀랐습니다. 모두들 당첨자 추첨 바라는 건 비슷했습니다. ​점점 제 번호가 다가오고 있었고 많이는 아니지만 분명 수량이 남아있단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그때부터였습니다. 심장이 쿵쾅쿵쾅 뛰고 손에 땀이 흥건하게 묻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기댈 사람 한 명 없이 오로지 저 혼자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는 이 상황이 너무 혼란스럽고 긴장되었습니다. 지금도 그때 생각만 하면 두 손에 땀이 흥건해집니다. ​제 차례가 되었습니다.​두근-​박스에 손을 넣고 잡히는 종이를 하나 집었습니다. 이 종이 하나에 제가 거주할 집이 정해진다니.. 떨리는 와중에 허무하단 생각도 들었습니다.​제 동호수가 불려졌고 사람들이 박수를 쳐주었습니다. 최근에 이런 박수를 받아본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박수소리가 크게 들렸습니다.​얼떨떨했습니다.몇 동인지도 들리지 않았고 그 순간 인지 됐던 것은 18층이란 것. 아 층수는 높구나. 그럼 동은? 정신을 차리고 생각해 보니 동은 썩 좋은 곳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18층이라니. ​잘 뽑은 건가? 좋은 당첨자 추첨 건가? ​이젠 어떡해야 하지? ​온갖 생각이 제 머릿속을 헤집어 놓았고 직원에 의해 저는 계약금에 대한 안내를 받았습니다.​계약하실지 결정하셔서 여기로 계약금 1000만 원과 확장비 10% 보내주시면 됩니다.지금이요?네. 바로 결정해 주셔야 합니다.​​저를 제일 혼란스럽게 했던 것은 지금 결정해야 한단 사실이었습니다. 몇 억짜리 아파트를 구매할지 말지 결정을 지금 바로 해야 한다니. 너무 아무 준비 없이 온 제가 한심하고 부끄러웠습니다. ​저의 정신적 지주인 언니와 형부에게 전화를 걸어 상의를 했습니다. 했을 때의 좋은 점과 우려되는 점에 대해 여러 의견을 들려주었지만 형부의 마지막 말은 이거였습니다. ​나라면 계약하겠지만 처제가 살 집이고 결정은 처제가 하는 거야.​맞아요. 제가 결정해야 하는 거 맞아요. 전화를 끊고 찬찬히 생각해 보았습니다.​1. 결혼을 하든 하지 않든 저는 창원에 거주하게 될 것.2. 현재 전세를 살고 있음. 3. 브역대신평초(브랜드, 역세권, 대단지, 신축, 평지, 당첨자 추첨 초품아)에서 봤을 때 브랜드 인지도 면에서 낮다는 것을 제외하곤 조건이 괜찮은 점.4. 계약금 1000만 원과 중도금 무이자란 점. 5. 앞으로 몇 년 간 창원에는 청약이 없단 점. 6. 실거주가 목적이지만 여건이 안 될 때 전매가 가능하단 점.​현장 분위기에 휩쓸린 걸 수도 있지만 그 당시 아무리 생각해도 계약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습니다. 잠시 고개를 들고 주변을 둘러보니 저와 같이 결정을 앞두고 여러 고민과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에라이 모르겠다-​입금했습니다. 건물을 나오니 부동산 중개업자분들이 저를 둘러쌌습니다. 거주할 건지 팔 건지를 물어보며 저에게 명함 한 무더기를 쥐어주셨습니다.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습니다. 운전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습니다. 아무것도 준비를 하고 가지 않은 제가 한심해서 한숨만 계속 내쉬었습니다. ​​​제가 계약한 아파트는 다행히 완판되었지만 그 후로 걱정 때문에 많은 당첨자 추첨 날들을 잠 못 들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는 분위기가 괜찮지만 앞으로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고도 생각합니다.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언정 이날 이후로 저에게 가장 긍정적으로 변화한 점이 있습니다. ​쓸모없는 지출이 줄었습니다. 평소 돈이 어디로 새는지도 모르는 채로 살았는데 옷과 화장품 등 소모품에 대한 소비가 확실히 줄었고,저축하는 것에 쏠쏠한 재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조만간 어마어마한 대출을 해야 하니깐요. ​그리고 부동산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계약하지 않았더라면 관심도 없었을 부동산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되었습니다.처음의 그 열정은 많이 사그라들었지만 입주 날짜가 다가오면서 다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이날 이 선택이 잘 한 것일지 아닐지는 알 수 없지만 제가 한 결정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며 살고 있습니다. 더욱 열심히 살아보겠습니다.​그리고 마지막으로 귀찮아하지 않고 그날 추첨하러 간 나 자신 칭찬해. ​​​​​NOTHING IS NOTHING.(낫싱 이즈 낫싱.) 당첨자 추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