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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티스파이어 큐티하트 2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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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stin
댓글 0건 조회 221회 작성일 24-07-27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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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티스파이어 인생에서 2010년은 힘든 해였다. 가장 높은 연봉을 받던 시절이었지만 가장 불행한 시절이었다. 누구나 부러워하는 자리에 있었지만, 나는 매일 울고 있었다. 모든 것을 잘해내야 한다는 압박감과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다는 죄책감에 짓눌려 있었고 비관주의가 심해져 때때로 바람처럼 사라지고 싶다는 충동에 시달렸다. 그때 이 책의 저자인 한명석 선생님을 만났다. 나는 그녀의 글쓰기 교실에서 글을 쓰며 큰 위안을 얻었고 덕분에 어려운 시절을 이겨낼 수 있었다. 벌써 13년 전이라 아득하지만, 그녀는 그때와 달라진게 거의 없는것 같다. 그녀의 책 ;를 읽어보니 더욱 그렇다. 그동안 귀촌을 했고 손녀를 봤고 딸과 많은 여행을 다녔지만 그녀의 자유로움은 그대로인것 같다. 반면 딸은 그 반대편에 서 있는 사람이다. 책의 한 장면을 옮겨 본다.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바르샤바로 넘아가서 어느 궁전 공원에서 쉬고 있을 때였다. 연못 위로 작은 물고기가 튀어 오르고, 바람이 잔잔하게 새티스파이어 불어서 버드나무 씨앗이 옆으로 옆으로 흘러갔다. 잔잔한 호수 풍경을 땡땡이로 수놓으며 천천히 부유하는 씨앗이 너무 아름다워서 내 가슴에 아련한 슬픔이 번져갔다. ​지금 아니면 볼 수 없을 몽환적인 장면 하나가, 모든 것이 지나고 있다는 무서운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다. 언제고 나는 이 세상에 없겠지. 기어이 하고 싶은 일도, 굳이 보고 싶은 사람도 없는 처지지만 그래도 그건 무서운 사실이었다. 그러자 마치 내가 떠나온 세상을 훔쳐보고 있는 것처럼 절박한 심정이 되어서 그 장면을 카메라로 담으려 했지만 너무 흐려서 잡히지 않았다. ​그렇다면 연출을 해야지. 나는 도로 가장자리에 돌아다니는 씨앗 뭉치를 집어 흩뿌리며 비슷한 장면을 만들어 보려 애썼지만 어림도 없었다. 손으로 집는 순간 뭉쳐지며 무거워진 씨앗은 절대로 자연스럽게 날아주지 않았다. 그런데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씨앗을 뿌리고, 재빨리 사진을 찍느라 허둥대는 나를 보고 딸이 어이없어했다. 님, 지금 몇 새티스파이어 살?&quot172페이지 '우리는 서로에게 외계인'딸과 엄마의 역전된 듯한 장면이 펼쳐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엄마는 새티스파이어(satisfier)이고 딸은 맥시마이저(maximiser)이기 때문이다. 새티스파이어는 자기 기준에만 맞으면 즉각적인 만족을 한다. 저자는 모든 대상에게서 자신을 자극하는 포인트를 하나 발견하고 즉각 몰입하고 그 한 가지 때문에 나머지 것들을 무시하는 버릇이 있다. 이런 기질 때문에 대체로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내지만 초기 감정이 사라진 인간관계를 뒷수습 해야 할 때가 많았고 물건을 잘못 산 경우도 부지기수다. 새티스파이어는 '이미지 작가'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이미지 위주로 사고하는 작가는 차장 너머로 빠르게 지나가는 풍경만 보고도 그곳에 대해 안다고 생각한다. 반면 딸은 맥시마이저인데 여러 사례를 수집하고 싶어하는데 아무리 해도 더 많은 사례가 있다는 것을 알기에 좀처럼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맥시마이저는 '언어'위주로 사고하는 작가인데 치열하게 끝까지 파고 들며 섣불리 만족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딸이 여행의 모든 행정적인 문제를 새티스파이어 담당한다. 10년 넘게 20개국을 다니면서 딸이 숙소 예약부터 이동, 식사까지 모든 정보를 망라해 결정했다. 엄마가 하는 일은? 현장에서 딸이 차려준 성찬을 마음껏 즐기는 것. 그러니까 엄마는 이상적이자 직관적인 사람이고 딸은 현실적이고 이성적인 사람인데, 오히려 이러한 차이가 여행에서 찰떡 궁합을 만들어낸다. 더구나 이들은 모두 내성적인 사람들이라 남과 함께 하느니 둘이 함께 하는 것이 더 편한 것이다. 거기더 둘 다 국가대표급 무서움증을 가지고 있어 일정 선 이상을 절대 넘지 않는다고 하니 참으로 귀엽다. ​이 책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저자와 그녀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다. 이제는 요양원에 계신 저자의 어머니에게 자식은 종교였고, 아들은 하늘이었다. 딸들을 제치고 아들에게만 집을 물려준 일로 10개월 간 인연을 끊은 적도 있었다고 한다. 모녀 사이의 권태기는 저자가 50대 중후반이고 어머니가 70대 중후반이었다고 하는데 젊은 시절 넉넉한 성품이었던 어머니가 그때는 어떤 말도 귀담아 새티스파이어 듣는 일이 없고 건성으로 대답하거나 야멸차게 부정하기 일쑤였다. 그래서 모녀간의 갈등이 꽤 있었던 모양인데 여든 즈음에 어머니는 이리 말씀하셨다니 마음이 아프다. 늙었다고 하도 뭐라고 하니까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수가 없어.&quot​얼마전 사흘동안 친정에 머무른 적이 있었다. 근처에 일이 연달아 있어 그리했는데 낮에 잠시 짬이 있어 아버지와 산책을 갔다. 이제 70대 후반에 들어선 아버지는 요즘 부쩍 더 노쇠해졌다. 아버지가 문득 자신은 지금까지 살면서 해놓은게 하나도 없는것 같다고 하신다. 내가 '자식 셋 훌륭하게 키워 모두 출가시켰고 아버지 나이에 이 정도 부를 일군 사람도 많지 않다'했지만, 아버지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런 아버지를 위로해주면 될것을 내가 입바른 소리를 했다. 아버지 주변에 의미있게 삶을 마감한 삶은 없느냐, 아직 늦지 않았으니 아버지도 의미있는 일을 해보시라 한 것이다. 아버지는 기부를 하고 싶어도 외국처럼 기부자를 대우해주지 않아 하고 싶지 않다고 하신다(아버지 말로는 새티스파이어 외국에서는 기부를 하면 공짜 비행기표를 준단다. 기부를 뭐 대우받으려고 하나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나의 아버지에게도 자식은 종교이고 아들은 하늘이다. 돈이 있어도 쓰지 못하고 300원을 아끼기 위해 유통기한이 임박한 빵만 사드신다. 제사를 모실 아들과 손자에게 자신이 가진 부를 고스란히 물려주는 것이 아버지의 일생일대의 목표다. (내가 아버지에게 엄마가 다이아몬드 반지를 나에게 주겠다고 했더니 펄쩍 뛰신다. 아마도 며느리를 주고 싶어하는 것 같다.) 아버지가 그리 행동하는 이유를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 내가 낯설어지고 인생이 속절없이 저물어갈 때 두렵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모든 것이 변하고 불명확할 때도 자식만은 확실한 존재인 거고, 심하면 자식에게 집착도 하게 되겠구나, 이해하게 되었다. 사회생활은 대거 축소되고 자식의 비중이 커지는 것이다.211페이지 '지속가능한 모녀 관계를 위하여'당신을 가장 닮은 사물에 비유한다면 무엇이 될 수 있을까? 이 책에는 이런 질문이 등장한다. 저자의 딸은 '걱정인형'이라고 새티스파이어 했단다. 작은 딸에게 물어보니 자신은 '나무늘보'이라고 한다. 매사에 느린 딸의 모습을 떠올리며 맞는 것 같다고 했더니 그런 뜻이 아니란다. 나무늘보가 느리게만 보이지만 사실 그게 전부가 아니란다. (찾아보니 나무늘보가 정말 영리하고 완벽주의적인 기질이 있단다. 그래도 매우 긍정적인 자아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 나는 '일개미'인 것 같다. 매일매일 부지런히 일한다. 여름에 부지런히 일한 개미는 겨울이 되어 과로로 인한 지병에 시달리고, 그늘에서 노래연습을 했던 베짱이는 연예인으로 데뷔해 성공했다는데. 언젠가는 일개미가 아니라 여왕개미로 살고 싶다. 그동안 열심히 일하며 구축해 놓은 시스템과 명성을 마음껏 즐기며 살고 싶다.​지름신으로 충만했던 저자가 한동안 침잠해 있었는데 이 책을 쓰면서 다시 뭔가를 시작할 에너지를 충전한 것 같아 참 다행이다. 부디 그녀가 오래오래 건강하게 딸과 여행을 즐기고 그 에너지로 책도 쓰고 글쓰기 교실도 열정적으로 운영해나가길 빈다. 나도 그녀처럼 딸들과 아름다운 관계를 새티스파이어 만들어가고 싶다. 책 말미에 적힌 그녀의 다짐을 나도 마음 속에 새겨 본다. 그거 좋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는 건 기본이고 거기에 멧돼지처럼 용맹하게 인생 선배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마. 딸도 은근히 걸크러시를 좋아하니 우리 산에서 만날까?자기다운 삶, 여한 없는 삶이라는 이름의 정상에서? 나는 사랑보다 존경이 좋으니 그걸 목표로 해서 살아볼게. 맥시마이저와 새티스파이어란 개념이 참신하여 추가로 찾아보았다. 아무래도 나는 맥시마이저이고 남편은 새티스파이어인 것 같다. 맥시마이저는 늘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위해 노력하기 때문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지만 자신보다 잘난 사람이 존재하는 이상 만족이 어렵다. 어느 순간 정신적으로 무너져 버리면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 실제로 우울증 환자의 대다수가 맥시마이저라고 한다. 새티스파이어는 변화나 상승의 의지가 약하기 때문에 성공할 가능성이 낮으며 성공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정신적으로는 맥시마이저보다 행복하지만 별로 내세울 게 없는 사람들이 많다. 새티스파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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